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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뮤지컬)

241114 긴긴밤 강정우설가은박근식

 
동명의 책을 뮤지컬화한 <긴긴밤>이라는 공연을 보았다.
마틸다 때부터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설가은이라는 배우가 출연해서 계속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작품이다.
마침 '혜화로운 공연생활'로 타임세일을 진행하길래 관람하게 되었다.
 
내용 전개는 책과 거의 같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두근거림은 좀 덜했다.
오히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뮤지컬로 먼저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책 내용을 모두 알고 봐도 배우들의 연기에 더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작은 무대에 몇 개의 소품으로 배우들은 동물을 표현한다. 코끼리는 스프링호스(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코뿔소는 뿔, 펭귄은 의상...
분장을 하지 않고 소품을 사용해서 이 이야기가 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우화'라는 것이 관객들에게 더 쉽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정우배우는 코뿔소 '노든'역이었는데 이전에 봤던 필모 중 더헬멧 룸 알레포에서 아빠 연기가 무척 좋았기에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대한 만큼 너무 좋았다. 공연 후반 아기펭귄과 포옹했을 때 노든이 펭귄이 보이지 않을 때 울 거라고 생각했는데('아버지'라는 캐릭터들이 그렇듯이...), 그 성장에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하게 웃던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인간에 대한 복수를 생각할 때는 아 이 배우가 왜 조동현을 했었는지 알겠다~ 싶게 무뚝뚝해보이다가도 펭귄을 보는 눈빛이 부드럽고 다정해서 공연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바로 이런 모습들...

다만 그의 직전관람 필모가 코멧 볼콘스키 할배였는데 ㅋㅋㅋㅋㅋ 펭귄과 헤어지기 전 늙고 병든 노든의 목소리가 약간 볼콘스키가 생각나서 초반에 좀 웃겼다(

설가은배우는 마틸다나 펀홈 할 때도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운 아이, 몸이 다 자라기도 전에 정신만 쑥 자라버린 아이라는 느낌이 있었고 그 느낌을 좋아했었다(물론 극이 그런 극이긴 했다 ㅎㅎ) 그런데 긴긴밤에서는 정말 그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보답을 바라지 않고 지지해주는 어른들이 있어서  그동안 봤던 필모그래피들 중에 가장 '아이같은'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마음껏 투정부리고 물어보고 뛰어다니는 가은펭귄이 더 기특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물론 어른인 언니배우들과 같은 캐릭터를 한다는 것 자체로 본체는 훨씬 더 성장한거겠지만😂 더 성장했기 때문에 아이가 될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근식배우는 아예 자첫인데, 배우 자체가 가진 결이 참 장난스럽고 친근하면서도 따수운 느낌이라 라이브러리 극들이랑 참 잘 어울리겠다 싶었다 ㅋㅋㅋ
특히 안가부가 서툴지만 진심으로 노든을 위로하는 장면을 표현하는 방식이 참 좋았다

ㅇㄷㅎ배우는 연기는 괜찮았는데 치쿠 대사톤이 개인적으로 너무 듣기 힘들었다... 물론 치쿠가 불평 많고 짜증이 많은 펭귄이긴 하지만 너무 찢어지는 발성으로 대사를 해서... 내 귀도 힘들고 배우 목도 힘들 것 같은 느낌😅...

아무튼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고,
내가 누구인지 헤멜 때,
'평범' 하지 않다는 게 괴로울 때,
서로 달라도 함께할 수 있고, 살아낼 수 있다고  위로해주는 다정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예매링크 ↓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4012963
현재 2024.10.15 ~2025.01.05 까지 혜화역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공연 중이다.

+
현재 수험생 할인을 50%나 진행하고 있다.
수능은 마쳤고, 이제 뭘 할지 고민하는 '수능 끝난 고3'들이 보기에 너무 좋은 극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할인받을 수 없지만 반가운 이벤트다.
다른 관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지만 수험생들에게 특히 추천해주고 싶은 뮤지컬이다!

인생의 큰 난관을 하나 넘었는데, 그 다음은? 이라는 고민이 들 때 보기 참 좋은 공연이다.

많은 관객들이 긴긴밤을 보고 힘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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