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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에 대답하는 시

「사랑에 대답하는 시」, 임유영 외, 아침달, 2021

 
카페꼼마에서 우연히 읽었던 책.
오늘은 길게 쓸 시간이 없을 뿐더러 가볍게 읽었던지라 짧게 쓰고자 한다.
 
개인적으로는 임유영, 김선오 작가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
어떠한 사랑의 기억은 물성을 띄고 내게 남는다.
그 당시에 그게 어떤 감정인지, 어떤 사랑이었는지 바로 규정하지 못해도
그 순간 내가 감각하는 것은 분명히 빛나는 것이었다.
 
나도 사랑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분석하고 싶어 사랑이라는 말을 아꼈던 적이 많다.
아니, 사실 지금도 아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쉽지가 않다.
사랑은 대단한 게 아닌데, 또 엄청 무겁게도 느껴지는 희한한 일이다.
'껌종이'의 기억처럼 사랑은 명백히 규정하고 언어화해야만 할 어떤 '생각'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껌종이의 반짝거림처럼, 눈 날리던 밤도 가사 한줄한줄 곱씹던 새벽도,
그게 어떤 마음이었는지 굳이 에세이를 쓰고 단어를 만들지 않아도 그것을 사랑이라 말하지 아니할 순 없을 것이다.
그 때의 감각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면 그건 내가 그 순간을 '껌종이'처럼 사랑하여 소중히 간직했기 때문이리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생각난다.
지금 이 순간이 떠나버리기 전에 사랑하자, 그게 어떤 사랑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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